작성자 Platform Admin
"한 번 타보시면 즈위프트(Zwift)보다 훨씬 더 현실감 있게 느끼실 겁니다." 리얼디자인테크 이중식 대표는 자사의 대표 제품 얼티레이서(Ultiracer)의 경쟁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매경LUXMEN) 이 대표는 CES 2020 혁신상을 수상한 이 실내 사이클링 플랫폼이 '실내에서 자전거를 탄다'는 경험을 어떻게 새롭게 바꾸는지 들려주었다.
그동안 실내에서 훈련하려는 사이클리스트에게는 어딘가 아쉬운 선택지뿐이었다. 고정식 실내자전거(stationary bike)는 실제 도로 주행만큼의 운동량을 내기 어렵고, 자신의 자전거를 롤러나 트레이너에 올리면 강도는 확보되지만 안전 문제가 따른다. 고정식 롤러도 있지만 설치가 번거로워 대중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어느 방식이든 현실감, 안전, 편의성 가운데 하나는 포기해야 했던 셈이다.
얼티레이서는 이 모든 타협을 단번에 걷어내기 위해 탄생했다. 타던 자전거를 플랫폼에 고정하기만 하면 곧바로 주행이 시작된다. 버티컬 서포트(vertical support)라는 장치 덕분에 자전거는 도로에서처럼 좌우로 기울고 흔들리면서도 결코 넘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시승한 기자에 따르면 그 운동량은 일반 실내자전거와 비교가 되지 않았고, 피칭(pitching)·롤링(rolling)·요잉(yawing)을 비롯해 야외 라이딩에서 경험하는 움직임이 고스란히 구현됐다. 이 대표는 "전문 스피닝 강사가 타도 10분이면 정말 힘들어한다"며 "가상의 언덕을 오르면 실제 언덕을 오르는 것과 똑같은 느낌"이라고 말한다.
얼티레이서가 구현하는 현실감의 핵심은 '움직임'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 즈위프트처럼 화면 기반 플랫폼에서는 아바타가 아니라 맵이 움직이기 때문에, 라이더들의 아바타는 서로를 피하지 못하고 겹쳐버린다. 얼티레이서는 다르다. 자체 개발한 내장형 센서(embedded sensor)와 다채널 블루투스 송신 기술로 주행 중 발생하는 좌우 운동에너지를 실제 위치 정보로 변환한다. 그래서 아바타가 스스로 맵 위를 달리고, 앞에 다른 라이더가 나타나면 핸들을 틀어 피해 갈 수 있다. 현실 그대로다. 이 대표는 "이 좌우 위치 정보야말로 즈위프트보다 더 현실 같은 주행감을 만들어내는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얼티레이서를 업계의 다른 제품들과 분명히 구분한다. 콘텐츠 서비스에 가까운 즈위프트와 달리, 또 '홈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펠로톤(Peloton)과 달리 — 펠로톤의 하드웨어는 독창적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다 — 얼티레이서는 독창적인 하드웨어와 자체 소프트웨어를 함께 갖췄다. 그러면서도 얼티레이서는 즈위프트 위에서도 그대로 작동해, 사용자에게 두 가지 장점을 동시에 안겨준다.

얼티레이서의 탄생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연이 담겨 있다. 이 대표는 대학원에서 논문을 준비하던 시절 체중이 크게 늘었고, 건강을 위해 살을 빼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자전거였는데, 어느 날 트럭에 치일 뻔한 큰 사고를 겪었다. 다행히 팔꿈치를 다치는 비교적 가벼운 부상에 그쳤지만, 그 후로는 트라우마 탓에 야외 주행이 쉽지 않았다. 실내에서도 현실감 있게 자전거를 탈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나온 것이 바로 얼티레이서다. '내가 타고 싶은 자전거를 만들고 싶다'는 개인적인 마음에서 출발한 시도는, 소프트웨어를 맡은 공동 창업자(삼성전자 수석연구원 출신)가 합류하면서 하나의 회사로 성장했다. 이 대표가 하드웨어를, 공동 창업자가 소프트웨어를 맡은 셈이다.
이 대표는 얼티레이서를 단순한 라이딩 도구를 넘어 더 큰 가능성, 즉 새로운 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이동 플랫폼으로 바라본다. 실제 위치 정보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메타버스(metaverse) 공간에서 아바타를 매끄럽게 이동시키거나, 게임 컨트롤러처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페달을 밟아 게임을 즐기는 식이다. 이 대표는 "얼티레이서의 쓰임새는 생각보다 훨씬 넓다"고 말하며, 이미 다양한 협업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자전거 사랑이 남다른 경영자가 이끄는 카카오게임즈도 사내에 제품을 들였다고 한다.)

게임과 메타버스를 둘러싼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시니어 헬스케어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그 기회는 막대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Korea Health Industry Development Institute)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시니어 홈트레이닝 시장은 약 124조 원 규모에 이른다. 이 대표는 실내자전거야말로 노년층에게 가장 효과적인 홈트레이닝 가운데 하나이며, 꾸준히 타면 경도 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얼티레이서를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페달을 밟는 동작이 근육과 뇌를 동시에 자극해 균형 감각과 인지 기능을 끌어올린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과학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해 리얼디자인테크는 고려대학교 의료원(Korea University Medical Center)과 함께 경도 치매 환자를 위한 디지털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시니어에 최적화된 얼티레이서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논리는 분명하다. 치매 환자가 야외에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기란 거의 불가능하지만, 얼티레이서는 결코 넘어지지 않는 환경에서 도로 주행에 가까운 운동 강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리얼디자인테크에게 개인적인 해결책에서 출발해 CES가 인정한 플랫폼으로 성장한 이 여정은 더 큰 변화를 예고한다. 실내자전거는 이제 단순한 운동기구가 아니라, 더 건강하고 더 연결된 삶으로 향하는 관문이 되고 있다. 홈피트니스와 시니어 헬스케어 시장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회사는 얼티레이서가 그 교차점에 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경쟁 사이클리스트부터 노년층까지 누구나 현실감 있는 라이딩을 즐기고, 언젠가는 인지 건강을 돕는 의료적 도구로도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말이다. 이 대표는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타보는 것이 낫다"며 "타보면 '정말 다르다'는 걸 곧바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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